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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블록버스타 영화를 많이 봤지만 '싱크홀' 영화처럼 공포감을 직관적으로 느낀 영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일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집이 하루아침에 꺼져버리는 일을 당하게 된다면 생각만 해도 정말 아찔합니다. 지구의 환경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며 지진, 해일, 홍수, 폭염, 폭설,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인간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중 이영화는 지변의 변동으로 생기는 재난영화입니다.
줄거리
동원은 열심히 회사생활로 번 돈으로 그 힘들다는 서울에 내집 마련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집으로 이사한 첫날부터 만수가 이상하게 이런저런 참견을 하며 둘은 의견충돌을 하게 됩니다. 동원은 생애 첫 집을 산 기념으로 집들이를 하기 위해 회사동료들을 집으로 초대합니다. 초대한 회사 동료들과 아파트와 빌라를 비교하며 빌라는 시세도 안 좋고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며 동원의 신경을 긁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닥에 구슬이 떨어졌는데 멈춰있지 않고 한쪽 구석으로 데굴데굴 굴러가는 모습을 보고 땅이 기울어져 있나? 하는 의심을 하게 되고 빌라 건물 여기저기를 살펴보기 시작합니다. 살펴보던 중 빌라 앞 아스팔트가 쩍쩍 갈라지는 모습을 보게 되고 그때부터 집에 이상이 있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불안감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불안감을 조성하던 빌라가 통째로 떨어져 내리는 싱크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동원, 만수, 승현, 은주 그리고 만수 아들 승태 모두 건물에 갇히게 되고 밖에 있는 줄 알았던 동원의 아들 수찬이 건물 안에 있다는 것을 알고 아들을 찾기 시작합니다. 핸드폰 발신이 되는 장소를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녀보지만 핸드폰은 발신이 되지 않고 비까지 내리며 상황을 더 악화시킵니다. 동원이 아들을 찾으러 202호에 거주하는 할머니와 죽은 아이를 보게 되지만 어렵게 찾은 아들과 살아야겠다는 생각만으로 눈물을 머금고 나가게 됩니다. 휘몰아치는 태풍으로 인해 불어난 물을 피하게 위해서는 물탱크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물탱크의 뚜껑은 밖에서만 닫을 수 있어 누구 하나가 희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아들을 위해 희생양이 되겠다고 다짐한 만수는 밖에서 뚜껑을 닫아 주고 물에 휩쓸립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물탱크가 물 위로 뜨면서 탈출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마침 밖에 나와있었던 만수가 모두를 구하는데 또 한 번 활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싱크홀을 보며 웃긴 장면이 나와 웃기는 했지만 썩 마음이 좋지많은 않았습니다. 재난 장르의 영화이지만 만수의 10년넘게 회사생활해서 번돈으로 힘겹게 집 장만하는 상황이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하기 하늘에 별따기라는 것을 보여주며 빌라와 아파트로 나눠지는 중산층과 상위층을 비교하고 해마다 늘고 있는 자연재해에서 우리나라도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경각심도 보여줍니다. 동원의 아들 수찬이를 찾는 장면에서 코믹한 부분이 많이 나오는데 승현과 만수의 기막힌 코믹 조합은 웃음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답니다. 두배우는 다른 작품에서도 각자의 뚜렷한 연기력을 보여주었기에 믿고 보는 배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 중간중간에 동원과 만수의 부성애를 자극하는 장면, 할머니가 죽은 아이옆을 떠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장면, 희생정신으로 모두를 구하는 장면들은 코믹영화로만 단정 짓기 어려울 정도로 감동을 주었습니다.
행복의 기준
*동원이 창밖에 있는 높은 가격의 아파트를 바라보며 "에베레스트야 어디 있는지는 알지만 오르지는 못하잖아" 라고 이야기하는 장면과 어느 부부가 "10년 뒤의 행복보다는 지금 당장 오늘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은 한국사회 현실을 보여주는 대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하는 욕망은 모두 다 있지만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현실, 모두가 바라는 행복이란 과연 어떤 것이 행복일까.... 좋은 집과 좋은 차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심을 느끼고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소소한 일상만으로 만족하고 감사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편안히 쉴 수 있는 각자만의 집이란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일반사람들... 저 또한 무럭무럭 건강하게 잘 자라는 아이들을 보며 웃음 짓고 행복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